안녕하세요 배트맨🦇 입니다.
최근 매물도로 백패킹을 다녀왔는데 관련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친구랑 후지산 캠핑 얘기를 하다가 친구의 갑작스런 "백팩킹 고?" 한 마디에 우리는 일주일 뒤 매물도로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원래 딱히 계획이 없기에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장마 시즌이어서 통영에서 매물도로 들어가는 배 자체가 안뜰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카톡 답장 늦어서 미안하다. 마음은 급박했다 나도.. 사실 이번에 크게 미안할 일이 앞으로 하나 더 있다;
암튼 일기 예보는 틀릴 수 있으니까 한 번 가보기로 한다. 떠나기 24시간 전에 극적으로 결정!
다음 날 섬에 고립된 든 말든 일단 들어가는 배만 있으면 나머지는 내일의 우리에게 맡긴다는 느낌으로다가.
날씨 요정인지 요괴인지는 지켜보면 알 수 있다.
1. 서부정류장 10시 버스 타기
2. 통영 버스터미널에서 장보기
3. 통영항 14시 30분 배 타기
대충 계획은 이거였던 거 같은데...암튼 당일에 9시 전에 일어났다. 마침 친구가 카톡이 왔다. 어뎅교.
나는 기분 좋게 "일나자" 라고 보냈는데, 친구의 저 물음표가 진짜.. 보는 순간 어떤 느낌이었냐면
진짜 이런 느낌이었다. 뭔가 잘못됨을 직감했고, 알고 보니 우리가 타기로 한 버스는 9시 버스였다. 친구한테 바로 사과하고 양치만 한 채로 바로 서부정류장으로 갔다. 아 얼마 전에 비행기 놓친 거까지 해서 이미지 이렇게 굳혀지면 안 될 거 같은데..
서부정류장 스타벅스에서 친구를 만났다.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버스 시간까지 한 시간이 남게 돼서 통영버스터미널에서 볼려고 했던 장을 서부정류장에 보고 버스를 타기로 했다. 근처 홈플러스까지 택시를 탔다.
맥주, 고기, 라면, 햇반 등등 기본적인 장을 봤고, 가방이랑 아이스박스에 나눠 담았다.
마트에서 나와서 진짜 스무 걸음 정도 걸었는데(왼쪽 사진처럼) 아이스박스 끈이 끊어졌다ㅋㅋㅋㅋ나는 진짜 일부러 끈 끊어온 줄 알았다. 끊어지고 나서는 오른쪽 사진처럼 양손으로 받쳐서 들고 다녔다.
통영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눈앞에 보이는 맥도날드에서 밥을 먹고, 통영항으로 이동했다.
통영 버스터미널이랑 통영항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가 엄청 많아서 오는 거 아무거나 잡아타면 되는 느낌이었다. 시간은 30분 정도. 버스에서 내려서 아래에 보이는 서호시장을 통과하면 바로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이 등장한다.
표를 미리 어플로 끊고 올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 생각을 방금 버스에서 했고 이미 현장발권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다.
인적사항을 이것저것 얘기해 주면 왕복표를 준다. 통영항-매물도(당금항) 왕복으로 27,700원이었다.
배는 2층짜리 배였고, 1층에는 로컬 피플들이 많았고, 2층은 텅 비어있고 에어컨이 시원했다. 배에서는 한 시간 반 어떻게든 버텨볼라고 꼼지락 거렸다.
대충?힘겹게? 암튼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한산도와 비진도를 거쳐서 매물도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부터 시작이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야영장 사장님이 카트로 픽업해 주신다. 아래 왼쪽 사진은 배를 내린 직후에 사진인데, 진짜 저기 그대로 있으면 픽업해 주신다. 카트에 짐을 싣고, 좁고 가파른 매물도 길을 빠르게 올라가 주신다.
올라가는 길에 사장님께서 오늘은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으니까 편하게 놀라고 하셨다. 카트로 3분 만에 야영장에 도착한다.
한산 초등학교의 분교장이었고, 현재는 폐교인데 야영 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샤워실, 세척실, 화장실 등 편의 시설이 다 갖춰져 있고, 계단으로 내려가면 몽돌 해변도 있어서 야영하기엔 너무 좋은 곳이다. 1인 15,000원의 비용이 발생하니까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도착하자마자 하늘, 야영장의 정원, 바다의 색감이 너무 잘 어우러져서 너무 낭만 있었고 조금의 낭만을 더 보태서 치사량으로 즐길려고 테이블, 의자에 아이스커피까지 바로 준비했다.
날씨 예보랑 달리 날씨가 그렇게 습하지도 않았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딱이었다!
몽돌해변은 멀리서 보면 예쁜데, 와 내려가니까 쓰레기랑 벌레 밖에 없었다. 바로 올라왔고, 그 진짜 바선생 닮았고 혐오스러운 바다 벌레 암튼 그게 엄청 많다.
여유를 즐기다 피칭을 하고, 다시 여유를 즐긴다. 다른 사람들이 없으니까 진짜 고요했고, 새소리, 노랫소리만 들렸다.
평화로운 정적을 깨고 누군가 독무대 각을 잡는다. 무튼 나는 아니었다.
나는 기꺼이 뮤직뱅크 스타일로다가 카메라를 잡았다. 에너지 너무 마이 썼다. 밥 무야지~
주변에 있던 벽돌로 야무지게 바람막이를 만들고, 고기-김치-버섯-라면 순서로 먹었다. 블로그 쓰면서 침 고인다ㅠ 아 일단 나가서 고기 먹고 와서 마저 써야겠다.
고기 먹고 왔다. 자주 가는 곳은 아닌데 집 근처에 있는 고기집이다. 은혜랑 삼겹살에 소맥을 먹고왔다.
미안합니다, 흐름이 깨져서..
다시 매물도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진짜 배 부르게 저녁을 먹고 주변을 보니 고양이들이 많이 찾아와 있었다. 딱히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같이 노래 들으면서 여유를 즐겼다.
얘 말고도 두 마리 더 있었다. 근데 얘네가 어느 순간부터 가까이 가도 경계하는 눈빛만 하고 도망가질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봤는데 어라?! 이 쉐끼들 똥 싸고 있었다. 형아들 밥 먹는데 옆에 와가지고 똥이나 싸고 말이야..
그렇게 매물도에도 저녁이 찾아오고, 넋을 놓고 노을만 보고 있었다. 오른쪽 사진은 다시 당금항 쪽으로 나와서 본 노을이다. 해가 저물고 나니 야영장은 날씨가 쌀쌀하고 조명 하나 없이 많이 깜깜했다. 챙겨 온 보조 조명을 켜고 2차전을 시작한다.
야식으로 라볶이를 먹고 서로의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같은 처지여서 서로 공감할 얘기가 많았다. 아 그리고 살고 싶어서 5분에 한 번씩 벌레기피제를 몸에 뿌려댔다. 그렇게 한두 시간쯤 있다가 먹은 걸 정리하기 시작했다. 역할을 나누지도 않았는데 각자 할 일을 찾아서 하고 분업이 잘 됐던 거 같다. 진짜 한 5분? 만에 다 치웠다!
10시 반쯤 각자 텐트에 들어갔고, 나는 유로2024 하이라이트를 몰아보다가 은혜랑 잠깐 통화를 하고 잠들었다. 누우니까 왼쪽에는 바닷소리, 텐트에서는 약간의 빗소리, 그리고.....오른쪽에서는 사람인지 짐승인지 자꾸 잔디 밟는 소리가 들렸다..ㅜㅜ 하지만 나는 세상 어떤 오지에 떨어져도 잠은 잘 자는 사람이기 때문에ㅎㅎ 10초 정도 소리를 듣다가 그 뒤로는 기억이 없다! 다음날은 일찍 일어나서 해돋이를 보기로 했었다.
다섯 시쯤 일어났는데 친구는 잘 자고 있고, 구름이 많아서 해는 제대로 안보였다. 그래서 친구를 안 깨우고 나도 다시 잔다. 그 있잖아 새벽에 깼을 때 멘탈은..어떻게든 다시 잠들기 위한 사고 회로 돌리는 거.. 그렇게 한 시간 반쯤을 더 잤고, 그다음에는 추워서 깼다. 춥기도 하고, 이슬에 젖은 텐트를 말리려고 친구랑 같이 실내로 텐트를 옮기고 한 시간 더 잤다.
이 다음부터는 집에 가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혀서 온 힘을 다해 집으로 향했던 기억 밖에 없다.. 8시 반에 매물도에서 배를 탔고, 통영에서 10시 차 5분 차이로 놓치고 11시 차로 다시 대구 왔다ㅎ 매물도 들어가기 전에 여객선 터미널에서 사진을 못 찍은 게 아쉬워서 삼각대 세워놓고 사진 찍다가....
11시 차 놓쳤다. 이 사진은 통영 터미널 가는 마을버스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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